
세종미래교육연구소
강 미 애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두고 만점자가 많았다는 인식이 먼저 확산됐지만, 공식 발표 결과 전 영역 만점자는 5명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재학생이 4명으로, 졸업생보다 재학생 만점자가 더 많았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수능은 국어와 영어의 난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특히 영어 1등급 비율은 3.11%에 그치며 수험생과 교육 현장에 적잖은 혼란을 안겼다.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난도 조정 과정의 한계를 인정했고, 논란 끝에 평가원장이 사임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처럼 변수가 많았던 시험에서 만점자를 배출한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만점자 인터뷰를 종합하면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차이는 ‘타고난 재능’보다 ‘공부의 방식’이었다. 이들은 학습의 중심을 학교 수업에 두고, 공부 시간의 양보다 집중과 학습 리듬을 중시했으며, 매일 ‘계획–실행–점검’의 과정을 반복하는 학습 루틴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틀린 이유를 분석하고, 왜 정답이 되는지를 끝까지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EBS와 인터넷 강의, 학교 수업 등 다양한 학습 자료를 균형 있게 활용하며 스스로 학습 흐름을 관리한 점도 특징이다. 지역이나 학습 환경의 차이는 성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았다.
독서 습관과 충분한 수면, 컨디션 관리 역시 학습의 일부로 인식됐다. 단순한 ‘시간 늘리기’보다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학습 효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사례가 학교 교육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게 한다고 보고 있다. 만점자를 특별한 사례로 소비하기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준 학습 구조를 학교 교육 안에서 누구나 익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틀린 답을 실패가 아닌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수업 문화와 모든 교과에서 읽고 근거를 정리하는 학습, 자기주도학습을 ‘의지’가 아닌 ‘방법’으로 가르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이 남긴 메시지가 분명하다고 말한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성패를 가르는 것은 공부량이 아니라 공부의 방식이며, 그 바탕에는 읽고 이해하는 힘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