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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송계리 산자락, 사과의 붉은 미소가 열리는 곳

【제천=경기뉴스원/경기뉴스1】|

[제천 송계리 = 특산지 르포]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 말뫼산 입구에 다다르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사람을 멈춰 세운다. 가파른 산자락을 따라 붉게 물들어가는 사과 과수원이 수줍은 듯 웃으며 여름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단지 보기 좋은 풍경이 다는 아니다. 송계리의 이 산기슭은 오래전부터 자연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땀과 정성이 깃든 터전이다. 현재 이 산자락에는 5가구가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다. 사과는 이곳의 생명줄이자 자부심이다.

 

한 농장주 석유상(72세)씨는 어깨에 농약 분무기를 멘 채, 험준한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하루를 보낸다. 한 손으로는 분무 호스를 움켜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사과 하나하나에 고르게 살포한다. 손에 묻은 땀과 농약 냄새 속에는 대를 이어 지켜온 농부의 철학이 배어 있다.

 

산을 타고 오른 시멘트 농로는 과수원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이다. 양옆으론 탐스럽게 매달린 풋사과들이 햇볕을 받고 영글어가고 있다. 아직은 푸르지만, 햇살을 받아 드문드문 붉은빛이 감도는 사과들은 마치 수줍은 아이처럼 잎사귀 뒤에 몸을 숨긴다.

 

이 송계리 사과는 낮과 밤의 큰 일교차와 맑은 공기, 깨끗한 물 덕분에 당도가 높고 육질이 단단하다. 특히 추석 무렵 수확되는 햇사과는 색이 곱고 저장성이 뛰어나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한번 먹으면 송계리 사과만 찾게 된다”는 말이 있다.

 

찌는 더위를 지나 과육이 영글고 뜨거운 햇살을 받고 나서 찬바람이 불면, 이 사과들은 붉은 옷을 입고 우리 식탁 위에 올라올 것이다. 그리고 그 사과가 전하는 달콤함은 곧 다가올 추석의 풍요와 정을 미리 전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