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2 (금)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10CM’ 권정열, 미성으로 그려낸 감성의 깊이… 팀명 비화까지 재조명

숫자가 아닌 감성의 단위… 고음과 미성 '현실의 사랑'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미성과 섬세한 감성으로, 10CM(십센치)는 대한민국 인디 음악의 대중화를 이끈 상징적인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솔로로 활동 중인 권정열의 프로젝트 ‘10CM’는 팀명 자체가 화제가 되었던 이력이 있다. 이름의 유래는 다소 엉뚱하면서도 인간적인 에피소드에서 비롯되었다.

 

‘10CM’라는 팀명은 과거 두 명이 함께했던 듀오 시절, 멤버 권정열과 전 멤버 윤철종의 키 차이에서 비롯됐다. 두 사람의 신체적 키 차이가 정확히 10cm였고, 그 소박하고 유쾌한 차이를 그대로 팀명에 녹여냈다. 화려한 의미나 어려운 철학 대신, 친근하고 위트 있는 접근이 오히려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인디씬에서는 다소 튀는 이름이었지만, 그만큼 기억하기 쉬웠고, 음악과 함께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이후 윤철종이 팀을 떠난 뒤에도 '10CM'라는 이름은 권정열 1인의 프로젝트명으로 계속 유지되며, 음악적 정체성을 그대로 이어왔다.

 

10CM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권정열 특유의 미성이다. 높은 음역대에서도 날카로움 없이 부드럽고 안정된 소리는 그의 가장 큰 무기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창법은, 청자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사랑의 설렘부터 이별의 씁쓸함까지, 그의 노래는 일상의 작은 감정을 포착해 조용히 위로한다. 대표곡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나 「스토커」, 그리고 「봄이 좋냐??」는 단순한 멜로디 위에 얹힌 진심 어린 목소리로 수많은 리스너의 플레이리스트를 채워왔다.

 

10CM는 단순한 길이나 수치를 뜻하는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 사이의 거리, 마음의 간격, 그리고 일상의 감정을 표현하는 감성의 단위로 자리 잡았다.

권정열의 미성은 그 거리를 천천히 좁히며, 듣는 이의 감정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그가 부르는 ‘10cm 거리’는 누군가에게는 첫사랑의 기억이고, 누군가에게는 지나간 연인의 잔상이다. 그렇게 10CM는 지금도 우리 곁에서 짧지만 깊은 감정의 파장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