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뉴스원(경기뉴스1) | #성남 시청사 근처 한겨울의 추위 속, 버스정류소에 서 있는 한 노인의 애절한 기다림이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2월 4일 오후 5시 16분, 성남시 야탑 매화마을 1단지 도로변의 버스정류장에서는 이번 겨울 가장 춥다는 날, 차가운 바람 속에 한 노인이 구부정하게 서 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종이 가방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추위속에 기다리는 사람은 혼자, 노인은 계속해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장면은 한편으로는 겨울의 추위를 몸소 체감하는 시민의 모습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남시의 스마트쉼터 정책과 그 현실 간의 괴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성남시는 지난 12월 18일, ‘스마트 그린·안전 쉼터’ 확장을 발표하며 한파와 미세먼지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냉난방, 공기청정기, CCTV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진 스마트 쉼터는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설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이 지역에서는 여전히 공허한 메아리로 남아 있다.
바로 매화마을 1단지 버스정류장은 스마트 쉼터 설치 대상지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곳의 버스정류장에는 승차장 안내 표지 기둥만이 덩그러니 서 있을 뿐, 시민들의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시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쉼터가 필요한·설치된 지역은 어딘가에 있겠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간단한 쉼터일지도 모른다.
많은 시민들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정류소, 그리고 잠시라도 무릎을 펴고 쉴 수 있는 의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늘도 그 노인은 그리운 버스를 기다리며, 차가운 바람 속에서 긴 시간을 견디고 있다.
스마트쉼터가 도입되면 좋겠지만, 우선은 시민들의 기본적인 편의와 안전을 위한 작은 시설들이 더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 한겨울의 버스정류장이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